[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肝도 크네!"

〈제2보〉(26~54)=20세. 중국랭킹 10위. 이런 '기본 스펙'만으로 퉈자시(?嘉熹)임을 알아채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2008년 제13회 LG배 통합예선 때 기성 강호들을 볏짚처럼 베던 털북숭이 새 얼굴이라고 하면 고개 끄덕일 팬들이 많을 것이다. "멋을 내려는 게 아니라 귀찮아서 안 깎았었다. 그런데 너무 나이 들어 보인다고들 해서…." 넉 달 뒤 깔끔해진 모습으로 나타나 또 한 번 화제가 됐던 퉈자시의 '자기소개서'다.

흑?Y엔 백 '가'가 정수. 26으로 한 칸 더 가는 바람에 후환을 남긴다. 28은 확실한 안형(眼形) 확보가 목적. 참고1도는 뭔가 불안하다. 31로 힘을 비축하는 데도 32로 딴전을 피우자 흑은 33, 35로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39, 41 연타가 통렬했다. 참고2도 1로 버티면 14까지 선수조임 후 16으로 씌워간다. 42의 뼈아픈 후퇴를 끌어낸 뒤 기수(機首)를 다시 중원으로 돌려 45까지 포위망을 완성했다. 그런데도 백은 54로 또 손을 뺐다. 옆에서 검토를 지켜보던 문용직이 탄성을 지른다. "간도 크네!" (5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