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영옥(2005년 별세), 워싱턴·맥아더와 '美 전쟁영웅 16걸'

제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서 눈부신 전과를 올린 전쟁영웅이자 전후엔 인도주의 활동가로 교포사회의 존경을 받은 고(故) 김영옥(1919~ 2005·사진) 미 육군 대령이 미국 유명 포털사이트가 선정한 '미국 최고의 전쟁영웅'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포털사이트 엠에스엔닷컴(msn. com)은 얼마 전 메모리얼 데이(미국 현충일)를 맞아 미국을 대표하는 전쟁영웅 16명을 선정했다. 엠에스엔닷컴은 김 대령에 대해 "여러 차례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 후 전투부대를 지휘한 미군 역사상 첫 아시아계 대대장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의 전기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을 펴낸 재미언론인 한우성씨는 "소수 민족으로는 유일하게 미 전쟁영웅에 포함됐다"며 "미국 주류 사회가 그를 얼마나 중요하게 평가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망명한 독립운동가의 아들인 김 대령은 1943년 육군 장교로 2차대전에 참전했다. 로마 인접 안지오항에 상륙한 연합군이 독일군과 지리한 대치상태에 빠져들자, 독일군을 생포해 캐낸 정보를 보고해 로마탈환작전 성공에 기여했다. 김 대령은 전후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최고 무공훈장을 받았다.

프랑스에서도 독일군의 기관총탄 3발을 맞는 큰 부상을 입어가며 활약했다. 프랑스는 당시 십자무공훈장으로 감사와 위로를 표했지만, 반세기가 지난 2005년 공적을 재평가해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했다.

2차대전 종전 후 전역한 김 대령은 6·25전쟁이 터지자 아버지의 나라를 위해 다시 군복을 입었다. 통역장교로 후방에 머물 것을 우려해 한국어를 모르는 것처럼 행동, 전투부대인 7사단 1대대장으로 참전했다. 동부전선에 배치된 그는 눈부신 전과를 올렸다. 승전을 거듭하며 진격해 동쪽 휴전선이 지금처럼 북쪽으로 불쑥 올라가게 하는 데 기여했다. 전쟁 중 임시 고아원을 만들어 수백 명을 돌보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2005년 그에게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걸출한 전투 수행은 물론, 일본계 미군들도 존경했던 부하 사랑, 극한 상황에서 고아를 거둔 인도주의, 그리고 무엇보다 애족심이 높게 평가됐다.

엠에스엔닷컴이 선정한 전쟁영웅에는 미국 독립전쟁 당시 혁명군 총사령관이던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남북전쟁 때의 남군 총사령관 로버트 리와 북군 총사령관 율리시스 그랜트, 2차대전 연합군 승리를 이끈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맥아더·패튼 장군이 포함됐다. 또 베트남전에서 무공을 세운 존 매케인과 존 케리 상원의원, 걸프전 당시 다국적군 사령관인 노먼 슈워츠코프 등 대부분 쟁쟁한 유명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