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하게 담아낸 10대의 성장통… 장면 하나하나 7080 완벽 재현

주인공 이랑과 철수의 목소리는 각각 배우 박신혜와 송창의가 맡았다. 안재훈 감독은 "목소리만 듣고 뽑았는데 주인공들과 겉모습까지 너무 비슷해 깜짝 놀랐다"고 했다. 안 감독은 이번 영화를 위해 10년에 걸쳐 10만여장의 그림을 그렸고 이 가운데 8만여장을 실제로 영화에 썼다. 제작비는 약 18억원. 3D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쿵푸판다2' 제작비 1억7000만달러(약 1839억원)의 100분의 1이다.

'소중한 날의 꿈'은 10대 소녀의 성장통에 관한 애니메이션이다. 달리기를 잘하는 여고생 이랑(박신혜)은 계주에서 지기 싫어서 일부러 넘어진 후 육상부를 그만둔다. 이랑은 얼굴도 예쁘고 어른스러운 전학생 수민(오연서)과 친구가 되고, 우주비행사가 되고픈 철수(송창의)를 보며 마음을 설렌다. 그러나 자신감 넘치는 수민, 철수와 친해질수록 이랑은 잘하는 것 하나 없는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간결한 그림체와 수채화 톤의 색감 덕분에 화면은 익숙하면서도 실감 난다. 영화엔 김일의 박치기, 제과점 데이트부터 시작해 영화 '러브스토리'까지 '7080세대'들이 공감할 만한 소재가 가득하다. 라디오나 전화기 등의 소품도 1970~80년대에 썼던 것들을 풍물시장에서 직접 구해다 그릴 정도로 시대적 배경을 충실히 재현했다. 영화 속 철길, 고등학교, 마을 등은 해남 땅끝마을과 군산 철길마을, 전주 기전여고, 서울 이화동 등 옛 모습과 풍경이 남아 있는 곳들을 그대로 그린 것이다. 등장인물들도 체육교사는 축구 감독 차범근, 수민은 아나운서 박혜진, 철수의 외삼촌은 손석희 아나운서, 수민이 좋아하는 화가는 소설가 이외수 등의 모습을 따와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