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株 2분기 실적 둔화 우려로 '미끄럼'

IT주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80만원으로 올해 최저가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79만5000원까지 하락하며 7개월 만에 80만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는 이날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최근 IT주가 급락한 것은 2분기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IT주가 급락하는 바람에 현재 주가가 싼 수준이지만, 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IT주보다는 자동차 업종 등 기존 주도주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실적 전망 하향에 IT주 '우르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4조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IT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D램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직격탄을 맞았다.

메릴린치는 삼성전자의 LCD와 TV 사업 마진이 실망스럽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3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노무라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135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내려 잡았다. D램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며 하이닉스의 목표주가도 줄줄이 내려가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실적에도 잔뜩 구름이 끼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1000억원이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TV 수요 부진과 TV 패널 가격의 하락으로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9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LG전자는 LCD TV 수요 감소에 더해 휴대전화 부분 손실이 이어지며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회복돼야 IT주 반등 가능

IT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이유는 세계 경제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둔화되며 주요 선진국 제조업이 침체에 빠졌고, IT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관련 업체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KB투자증권의 변한준 연구원은 "올해 미국과 유럽 경제 지표가 좋지 않고, 중국에서도 긴축으로 인해 수요가 늘지 않아 국내 IT 업체의 3~4분기 수요 전망에도 확신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IT 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변혁도 관련주에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우 매출이 늘어나려면 PC 수요가 늘어나야 하는데, 최근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이 기존 PC 수요를 대체하는 모습을 보이며 관련 매출이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IT보다 자동차주 주목할 만"

유가증권시장에서 비중이 높은 IT주가 부진하자, 기존 주도주였던 운송장비 업종이 여전히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가 많이 내린 IT주를 사야 할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IT주의 단기 전망은 좋지 않다. 변한준 연구원은 "3~4분기 수요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7월 D램 가격이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IT주의 급격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