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 매일 국기 게양… 그리스 '국기 할머니' 별세

터키 인접 국경 마을에 살면서 49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그리스 국기를 게양해 유명해진 107세 바실리키 람비두 할머니의 장례식이 20일 그리스 육군장(葬)으로 치러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람비두씨는 그리스·터키 국경을 따라 흐르는 에브로스 강에서 불과 몇m 떨어진 마라시아 마을 자택에서 19일 숨을 거뒀다.

'국기 할머니'는 1962년 이 집으로 이사 온 뒤 매일 아침 국기를 내걸었다. "그녀는 모든 군인의, 모든 그리스인의 어머니였다"고 한 프랑굴리스 그리스 육군참모총장의 추도사처럼 할머니는 집 옆에서 보초를 서는 군인들을 위해 요리와 빨래를 해줬고 장병들은 식량과 땔감으로 답례했다. 집 안 벽에는 숱한 전방 장병들의 사진이 걸려 있을 정도였다.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은 지난 1월 할머니 집을 방문했다. 할머니의 관은 그리스 국기로 싸였으며, 식장에는 군 관련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할머니는 그리스·터키 전쟁(1919~22년) 중인 1921년 가족과 함께 국경을 넘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