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지만 새기면… 빚더미 인생, 빛볼 날 옵니다

올 들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리빙푸어(living poor·생계빈곤층)의 빚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리빙푸어란 가계부에 찰거머리처럼 찰싹 붙어 있는 각종 빚 때문에 곤란을 겪는 계층을 일컫는 말이다. 휴일과 외식을 포기하고 악착같이 일해도 빚을 갚고 나면 통장 잔고가 마이너스(-)가 되는 '마이너스 인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개인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선 상황이어서 향후 금리 인상 추이에 따라 리빙푸어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리빙푸어의 수렁에서 탈출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둬야 할 5대(大) 필살기를 소개한다.

◆더블 전략은 버려라

빚이 있어 매달 이자를 갚으면서 한편으론 은행 적금에 매달 돈을 불입하는 소비자들이 있다. 예컨대 연 20%대 이자를 내야 하는 카드 현금서비스로 돈을 100만원 빌리고는, 재테크한답시고 연 4%짜리 은행 적금에 비상금을 넣어두는 식이다. 이처럼 대출과 적금을 병행하는 '더블 전략'은 금리가 계단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는 불리할 수 있다.

김인응 우리은행 센터장은 "은행 적금은 이자소득세(15.4%)를 내기 때문에 실제 손에 쥐는 수익률은 결코 높지 않다"면서 "적금이나 예금을 하기 전에 대출부터 갚아야 손해 보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펀드도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다면 환매해서 대출 상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 센터장은 "현재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상황이라면 연말쯤 경기 회복세에 따라 주식시장이 회복되기를 기다렸다가 환매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바뀐 명함은 널리 알려라

저축은행이나 지역조합과 같은 제2금융권에서 신용을 담보로 돈을 빌렸는데 승진이나 이직 등으로 소득이 늘어났다면 '갈아타기'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은 "대출을 처음 받았을 때보다 신용등급이 좋아졌다고 판단되면 은행 같은 제1금융권으로 옮겨탈 수 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업체나 캐피탈사 등에서 빌린 돈은 은행이나 보험회사에서 대출받을 때보다 이자가 훨씬 비싸다. 물론 이때는 중도상환에 따른 수수료가 얼마나 들지도 따져봐야 한다. 갈아타기를 단행한 후에 줄어드는 이자 부담보다 해약 수수료로 더 많은 돈을 물어야 한다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간편한 대출은 꺼라

요즘은 안방에서 인터넷으로 클릭 한 번만 해도 100만원쯤은 쉽게 빌릴 수 있다. 말 그대로 '대출 권하는 사회'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돈을 빌려 쓰다 보면 '리빙푸어'가 되기 십상이다. 특히 현금서비스·할부거래·마이너스통장 같은 '3종 세트'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현금서비스와 카드 할부거래는 수수료가 최대 연 30%에 육박하기 때문에 출혈이 상당하다.

전현진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처음에 카드 할부로 물건을 샀다고 해도 월급이 들어왔거나 추가 소득이 생기면 선결제 제도를 활용해 할부 수수료 지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소비에 길들여지다 보면 초과 지출에 재미가 들려 빚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다"며 "씀씀이를 제대로 통제하려면 3종 세트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했다.

◆달력 보면서 자금계획 재설계를

이달 말쯤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게 되면, 은행 문턱이 지금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은행별로 한도를 정해 주택 대출을 할 수 있는 식으로 지금보다 대출 관련 규정이 빠듯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은행 사람들 얘기다. 김인응 우리은행 센터장은 "하반기에 내 집 마련 계획이 있거나 집을 넓혀 가려고 계획하는 소비자라면, 은행 대출자금이 소진되기 전에 빨리 움직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출 이자는 즉각 갚아라

기존 대출자들은 하반기부터 대출 이자를 제때 갚는 것에 신경 써야 한다. 이자 갚는 날을 깜빡 잊고 연체하면 금융비용이 늘어날 뿐 아니라 신용등급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하반기엔 대출 규모를 줄이기 위해 은행들이 연체이자를 지금보다 훨씬 더 높게 물릴 수 있다. 너무 여러 곳에서 대출받으면 빚 관리도 쉽지 않다. 여유 자금이 생기면 소액 대출부터 먼저 갚아 대출받은 금융회사 수를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빚을 갚을 땐 이자가 높은 대출부터 먼저 갚아 전체적인 금융비용 부담을 낮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