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은 한지… 꽃이 되고 잎이 되다

동양화가 김춘옥(65)은 한지를 6~8번 배접해 지층처럼 쌓는다. 층마다 색종이를 집어넣어 색종이의 빛깔이 한지 위로 어른어른 비치도록 한다. 여러 겹 쌓은 종이 위에 먹과 물감을 칠한 후 종이를 부분적으로 뜯어내거나 찢어내며 작업한다. 뜯겨진 종이 모양을 따라 드러난 색종이는 때론 연꽃 형태를 띠고, 때론 나무 잎사귀 형상을 하기도 한다.

김춘옥 개인전이 24일부터 내달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필립강 갤러리에서 열린다. 전통성에 바탕을 두되 한국화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이루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작가의 신작 17점이 나온다. 작품의 제목은 모두 '자연-관계성'이다. 미술평론가 서성록 안동대 교수는 김춘옥의 작품을 "삼라만상의 이치를 담은 유현(幽玄)의 미감"이라고 평했다. (02)517-9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