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 형사2단독 이상현 판사는 29일 폐지를 모아 팔아서 사는 70대 할머니를 속여, 전세보증금 등 전 재산 1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약국 주인 조모(여·64)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1998년부터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면서 종이박스나 폐지를 수집해 팔아서 생계를 이어가던 인근 주민 고모(여·72)씨를 알게 됐다. 조씨는 약품 박스 등 폐지를 나눠주고 가끔씩 생활비도 주면서 고씨와 친분을 쌓았다. 고씨는 항상 자신을 도와주는 조씨를 '착한 약국 주인'이라고 부르면 가족처럼 여겼다.
조씨는 그러나 2004년 아들이 사업에 실패해 사채 1억8000만원 등 4억7500만원의 채무를 떠안게 되자 할머니의 돈을 가로채기로 마음먹었다. 조씨는 할머니에게 "급히 돈이 필요해서 그러니 금방 돈을 갚아주겠다"며 2006년부터 2009년 1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1억100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