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시나리오

〈제2보〉(18~35)=천야오예(陳耀燁·22)는 유망주가 넘쳐나는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엘리트다. 2007년 만 17세6개월 때 세계 최연소 입신(入神·九단의 별칭)에 올랐다. 2006년 제10회 LG배 준우승 등 국제무대서도 일찌감치 이름을 떨쳤다. 동갑인 박승화가 프로에 막 발을 들여놓을 무렵이었다. 박승화는 아직도 국내 신인타이틀조차 손에 넣지 못한 처지. 전문가들이 천야오예의 우세를 점친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그랬는데….

20은 위아래 절단을 예방하는 절대수. 22를 유도한 후 23의 협공 겸 갈라침까지가 흑의 포석 시나리오였다. 24로는 참고1도 1도 가능하지만 6을 당하면 남는 게 없다고 보고 변신했다. 28까지 영토 분할(分割)로 흘러가고 있다.

29, 31은 자체로도 크거니와 참고2도의 수단을 미리 차단하는 수. 백은 32와 33의 기분 좋은 문답을 거쳐 34로 좌상귀를 지켰다. 힘을 비축하며 실리의 균형을 유지하는 호처다. 다음 흑의 행선지는 좌변일까, 상변일까. 검토실에서 숱한 예상도가 그려졌다 사라지는 사이 35가 놓였다. 공격으로 실마리를 풀어가겠다는 적극적인 수. 천야오예의 공격 본능(本能)이 일찌감치 이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