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보다 더 맛있는 과일을 마시자

장마가 끝나면 곧 무더위. 입맛도 떨어지는 데다 뜨거운 음식 근처에는 가까이 가지 않게 된다. 여기서 주스가 등장한다. 주스 한 잔에 단백질을 보충할 요구르트, 탄수화물이 든 빵 한 쪽을 추가하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된다. 몸에 좋은 건 누구나 알지만 먹기 번거롭고 많이 먹기도 힘든 과일과 채소를 쉽게 섭취할 수 있다는 것도 주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맛있는 주스, 이렇게 만드세요

값비싼 전용 주스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맛있는 주스를 만들 수 있을까? 서울신라호텔 뷔페식당 '파크뷰'에서 주스를 책임지고 있는 최교덕(33) 주방장은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파크뷰에서는 가정에서 쓰는 것과 별 차이 없는 일반 믹서기를 사용한다. 그런데 주스 맛은 집에서 먹는 것과 차이가 크다. 다음은 최 주방장이 들려주는 맛있는 주스 만들기 비결.

▨토마토주스: 완전히 으깨지기 직전 믹서기를 멈추세요. 너무 곱게 갈면 토마토 주스가 건더기와 액체 부분이 분리돼 층이 생겨 보기 좋지 않습니다. 그런 다음 체에 거르세요. 딱딱한 부분이나 껍질이 제거되면서 더욱 신선한 맛이 납니다. 생수를 약간 더하면 훨씬 쉽게 갈려요.

▨키위주스: 저속(低速)으로 오래 가세요. 빠르게 갈면 씨까지 갈립니다. 그러면 색깔이 지저분해 보기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목에서 까끌까끌한 이물감이 느껴지거든요. 저속에서 오래 돌리면 과육만 갈리고 씨는 갈리지 않아요. 체에 거르면 입안에서 느끼는 감촉이 더 좋아집니다.

▨수박주스: 요즘 최고 제철이죠. 씨를 빼고 갈면 상상 이상으로 시원하고 달콤한 주스가 돼요. 단, 수박은 가능한 한 마시기 직전에 갈아야 합니다. 갈아서 오래 두면 비린내가 납니다. 한 시간 정도까지는 괜찮지만 그 이상 두면 비린내가 심해요.

▨복분자주스: 수박과 마찬가지로 여름이 제철인 과일이죠. 남자한테 특히 좋다고 하고요. 준비한 복분자 분량의 80%만 먼저 곱게 갈아서 잔에 따르세요. 나머지 20%는 내기 직전 세게 갈아보세요. 맥주처럼 곱고 부드러운, 크림 같은 질감이 됩니다. 이걸 미리 잔에 따라둔 복분자 주스 위에 얹으면 맥주 거품 올라온 것처럼 예쁘게 보여요.

▨오이주스: 소금으로 박박 문질러 씻은 다음 껍질째 갈아요. 저는 오이주스에 셀러리와 레몬즙을 약간 더합니다. 셀러리와 레몬즙이 오이의 맛·향과 궁합이 잘 맞거든요.

◆과일·채소에 이런 영양이 있는 거 아세요?

▨키위: 비타민C와 식물성 섬유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C는 면역력을 강화하고 활성화 산소 제거 효과가 있다. 그래서 암이나 백내장을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해준다. 키위의 아쿠티진 효소는 단백질을 분해하므로 고기와 함께 먹으면 좋다.

▨수박: 수분이 어떤 과일보다 많다. 여름철 탈수 예방에 뛰어나다. 일사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단, 냉증이 있거나 설사가 잦으면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바나나: 위가 약한 사람이나 아기에게 좋다. 식물성 섬유가 풍부해 변비에도 효과가 있다. 바나나는 칼륨이 풍부하다. 칼륨은 염분 배출 효과가 있다. 그래서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고, 체내 수분 균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냉장고에 넣으면 황색 부분이 검게 변하기 때문에 상온에 보관해야 한다.

▨당근: 비타민A, 그중에서도 베타카로틴 함유량이 가장 높다. 베타카로틴은 피부와 점막을 건강하게 하며, 암·노화 예방 효과도 있다. 당근은 시력 회복이나 야맹증에도 좋은데, 비타민A가 눈의 망막에 작용하는 물질의 생성 재료이기 때문이다. 혈압을 낮춰주는 칼륨도 풍부하다. 뿌리 끝이 아래로, 줄기 쪽이 위로 가도록 세워 보관하면 좋다.

▨토마토: 붉은색 색소 리코핀이 활성화 산소를 억제해 암, 뇌졸중, 심장병 예방에 효과를 발휘한다. 비타민A와 C가 많다. 피로 회복, 숙취 해소에도 좋다. 서양에서 토마토로 만든 칵테일 '블러디 메리'를 해장술로 즐기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몸이 뜨겁거나 목이 마를 때 토마토주스를 마시면 좋다.

▨오이: 수분이 많아 이뇨 작용을 촉진한다. 칼륨이 체내의 불필요한 염분을 배출해준다.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고혈압 개선 효과도 있다. 몸의 열을 식혀준다. 냉증이 있거나 위장이 약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