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효과 3060억원… '동성결혼 허용' 들뜬 뉴욕

미국 보스턴에서 웨딩플래너로 일하는 버난데트 스미스씨는 지난달 24일 뉴욕주(州)의 동성(同性) 결혼 허용 법안이 통과되자마자 뉴욕 맨해튼에 새 사무실을 열었다. 스미스씨는 "벌써 게이와 레즈비언 커플로부터 결혼 상담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 동성 결혼의 물꼬가 트인 만큼 상당히 신나는 시간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맨해튼의 피에르호텔은 5번가에서의 샴페인 축배, 센트럴파크 마차 투어, 결혼케이크 등을 포함한 동성 커플을 위한 결혼 패키지 상품을 서둘러 기획 중이다.

◆뉴욕시 동성 결혼에 따른 경제효과 기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욕으로 이사하는 동성 커플들에게서 나오는 세수 및 결혼식 비용 등으로 뉴욕주가 상당한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뉴욕주 상원의원들이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동성 결혼에 따른 경제효과는 앞으로 3년간 2억8400만달러(약 306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약 10%인 2680만달러는 혼인신고 수수료와 동성 부부로부터의 세수(稅收)에서 비롯된다.

이 보고서는 또 뉴욕에서 동거 중인 4만3000쌍의 동성 커플 중 절반 정도가 3년 안에 결혼식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동성 결혼이 허락되지 않는 다른 주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커플까지 포함하면 이 수치는 6만3000명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동성 결혼으로 2명이 1가구를 이뤄 가구당 소득이 2배가 되면 누진세인 소득세가 훨씬 많이 걷히고, 지난해 1% 정도 줄어든 뉴욕의 인구가 동성 커플의 유입으로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동성 커플이 이성 커플보다 가구당 수입 높아

게이와 레즈비언들의 가구당 수입은 이성애자보다 많다. 2009년 미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동성애자 커플은 이성애자(연 9만3000달러) 커플보다 평균 11% 높은 연간 10만4000달러를 벌어들였다.

또 그만큼 쓰는 돈도 많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동성 결혼을 통한 짭짤한 수입이 예상되자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뉴욕시의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동성 커플의 뉴욕 결혼을 유치하기 위한 '뉴욕, 아이 두(I do)'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아이 두'는 결혼서약을 하면서 신랑·신부가 주례의 주문에 따라 말하는 '네'라는 답을 뜻한다.

결혼 정보 전문 인터넷 매체 '노트(Knot)'의 칼리 로니 편집장은 "버몬트·뉴햄프셔 등 동성 결혼이 허락된 다른 주에 비해 뉴욕에서의 결혼은 동성 커플들에게 훨씬 멋지게 받아들여진다. 뉴욕의 평균 결혼 비용은 7만달러로 동성 결혼이 상당한 경제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FT가 전했다.

뉴욕은 동성 결혼이 허락되는 6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다. 지난달 24일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적극 밀어붙여 통과시킨 뉴욕의 동성 결혼 허용법은 7월 24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