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초의 시내버스는 한 일본인이 몰던 승합차였다

1920년 대구에 첫선을 보인 시내버스는 1928년 서울에까지 등장했다. 전차(電車)와 인력거, 마차가 주를 이루던 서울 대중교통에 새로운 전환기가 열린 시점.

시내버스는 100년 전인 1912년 대구에서 한 일본인이 승합자동차를 이용해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며 영업을 한 것이 기록상 가장 오래된 것이다. 당시에는 미국 포드사 8인승 소형 승합자동차가 가장 많았다. 서울의 첫 시내버스 노선은 '서울역~남대문~조선은행(한국은행)~부청(시청)앞~창덕궁~필동~을지로~서울역'이었다. 검은색 상자형 버스 10대에 기사, 차장(여자)이 탔다. 1949년부터 10여년간은 버스 앞쪽에 타 기사를 돕는 '조수'(남자)가 있기도 했다.

버스 인기가 점차 높아지면서 1932년 18개 노선, 56대까지 규모가 커졌다. 그러나 전차 노선과 겹치는 데다 운임마저 7전(전차 5전)으로 비싸 운영권이 전차를 운영하던 경성전기㈜로 넘어갔다. 경성전기는 주로 전차가 다니지 않는 곳에 버스를 배치해 구간을 나눴고, 5전짜리 승차표로 전차와 버스를 갈아탈 수 있게 했다.

6·25전쟁 이후 미군 트럭을 개조한 버스가 많아지며 1957년 버스가 전차를 앞지르게 됐다. 1960년대 서울시 교통난 완화대책을 통해 전차를 철거하기로 하면서 1968년 11월 전차 노선이 없어지고 버스가 대중교통의 핵심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