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사는 조모(68)씨는 알코올 중독자인 아들 김모(42·무직)씨로부터 2~3일마다 목 조름과 폭언에 시달려 지난해 4월 서울시 남부 노인보호전문기관을 찾았다. 남부 노인보호전문기관은 김씨를 알코올 중독 치료 병동에 입원시키고, 조씨가 거처를 마련할 때까지 쉼터 생활을 도왔다. 이 기관 관계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학대받는 노인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노인보호 전문기관을 찾은 학대 피해노인 수가 2008년 284명에서 2009년 343명, 2010년에는 427명으로 늘었다고 4일 밝혔다. 노인학대 상담 건수는 2008년 2817건에서 2010년 5828건으로 106.9% 증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노인학대 가해자 531명 중 91.1%(475명)는 배우자, 아들, 며느리 등 친족이었다. 친족 가해자 중에서도 53.7% (255명)는 피해자의 아들이었고, 17. 3%(82명)가 딸이었다. 학대 피해노인은 연령별로 70대가 40.8% (174명)로 가장 많았으며, 69.3%(296명)가 여성이었다. 피해노인 거주지는 노원구와 강북구가 각각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양천구(22건)와 구로구(20건)가 뒤를 이었다.
서울시 이정관 복지건강본부장은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노인학대 사례 3068건 중에서 서울시가 13.9%를 차지했다"며 "지자체 중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올 초부터 서울의료원에서 학대 피해노인을 치료해주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004년 말부터 운영해온 서초구 방배동 남부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이어 지난 1일에는 성북구 삼선동에 북부 노인보호전문기관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