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티셔츠'로 동해 알립니다

동해 이름을 되찾기 위해 20년 이상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온 민간기구 동해연구회(회장 박노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한국지도학회는 올해 파리 국제지도학 대회가 다시 없는 홍보기회라고 판단, 티셔츠 배포 이벤트를 기획했다.

티셔츠는 행사 첫날에만 300여장이 배포되며 홍보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정인철 회장은 "일본 대표단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티 내지 않고 조용히 진행하고 있는데도, 품질 좋은 한국산 티셔츠가 무료 배포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와 티셔츠를 받아가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일본은 무시전략을 취하며 동해 병기 주장을 일축하고 있지만, 세계 지도학자와 지도제작자들이 동해 이슈를 더 잘 알게 되면 우리 주장이 수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수로기구는 국가 간 논란이 되고 있는 바다 이름 표기와 관련, 병기를 해법으로 수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영국과 프랑스 간 해협인 도버해협(Dover Strait)의 경우, 프랑스식 표기(Pas de Calais)를 병기하는 안을 수용했다.

"이쪽으로 오셔서 한국 지도도 구경하시고, 티셔츠도 받아가십시오."

4일 오후 파리 개선문 인근의 대형전시장 팔레 드 콩그레. 세계 각국의 지도제작자, 지도학자 3500명이 참여한 국제지도학 대회가 열린 이곳에서 한국대표단이 조용히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한국지도학회 정인철 회장(부산대 지리교육학과 교수), 성효현(이화여대), 이상일, 신정엽(서울대), 김영훈(교원대) 교수 등이 포함된 한국 대표단은 올해 세계지도학대회를 '동해'를 알리는 홍보의 장으로 삼기 위해 티셔츠 1000장을 공수해왔다.

흰색 티셔츠 앞면엔 1750년대 프랑스 왕실지리학자 질 로베르 드 보공디가 만든 지도(동해를 한국 쪽엔 MER DE COREE, 일본 쪽엔 MER DU JAPON으로 표기)가, 뒷면엔 동해를 'EAST SEA(SEA OF JAPAN)'로 표기한 최근 지도가 인쇄돼 있다. 260년 전 지도제작 분야 최고 선진국이었던 프랑스에서도 동해를 한국해와 일본해로 병기했음을 보여줌으로써, 동해 표기 주장의 역사적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도안.

한국대표단이 전례없이 국제지도학 대회장에 별도 홍보부스까지 마련해 동해병기 운동을 펼치는 것은 국제수로기구(IHO)가 59년 만인 2012년 수정판을 발간할 예정인 '바다와 해양의 경계'(세계 지도의 표준모델격)에 동해 병기(倂記) 목표를 관철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