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서머랠리 시작됐다

그리스발(發) 재정위기가 일단 파국을 피함으로써 글로벌 경기는 디폴트(부도)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서머 랠리(여름 휴가를 앞두고 나타나는 강세장)'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아직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향후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3대 변수인 유럽 재정위기, 미국 경기 회복, 중국 긴축을 긴급 점검해봤다.







그리스 불 끄니… 신흥국에 투자 몰려

①급한 불은 끈 그리스: 위험자산 관심을

지난달 그리스 의회는 추가 재정 긴축안을 전격 통과시키며 디폴트(부도) 우려를 일단 씻어냈다. 그리스 국채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지난달 24일 21.8%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긴축안 통과와 함께 지난 1일 18.5%포인트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자 투자자들은 신흥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펀드 조사기관 EPFR에 따르면 지난달 23~29일 신흥시장 주식 펀드로 25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순유입은 4주 만에 처음이었고 규모로도 12주 만에 최대였다.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면서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입질’도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서머 랠리가 시작됐다”면서 “서머 랠리가 지나면 잠시 쉬었다가 하반기 장이 매우 좋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키움증권 박연채 센터장은 3분기 코스피 정점을 2300~2400으로 예상했다. 박 센터장은 “하반기에는 경기가 소프트 패치(일시적 경기 둔화)를 지나 확장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상승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전기전자(IT), 기계업종이 새로운 주도주에 가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美 제조업 소생투자는 느긋하게

②반등한 미국 경제: 한 박자 늦춰라

지난달 마지막 주 미국 다우지수는 5.4%(648포인트) 오르며 2009년 7월 이후 2년 만에 주간 상승률 기준으로 최대 폭 상승했다. 그리스 우려가 해소된 데다가 제조업 지표까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6월 제조업지수는 떨어질 거란 예상을 깨고 5월의 53.5보다 3.4% 오른 55.3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제조업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소프트패치(경기 회복 중 일시적인 경기 침체)’ 우려가 사라졌다는 분석들이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 심리와 건설경기는 어둡다. 1일 발표된 6월 로이터·미시간 소비자신뢰지수는 71.5로 전월보다 4% 가까이 하락했고, 전망치 72.0도 밑돌았다. 9%를 웃도는 실업률, 부동산가격 하락이 소비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 등에 투자하는 선진국 펀드의 경우 한 박자 투자를 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유럽의 경우 그리스뿐 아니라 포르투갈 등 주변국들의 상황이 내년 말까지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펀드, 긴축 종료 전 "쌀 때 사라"

③긴축 부담 중국 경제: 저가 매수 노려라

지난 6일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올 들어 세 번째 인상으로 1년 만기 대출금리는 6.56%로 상향됐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지급준비율(은행의 예금 대비 현금 보유비율)을 6차례 인상해 사상 최고 수준인 21.5%까지 올려놨다.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중국 경기는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물류구매연합회(CFLP)가 발표한 6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9로 지난 2009년 2월 이후 2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5.5%로 34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 조사기관들은 6월 수치도 6%를 넘을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 들어 세 번째 기준금리를 올린 것을 두고 경착륙의 위협을 받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은근히 드러낸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실제 중국 정부는 최근 “경착륙은 없을 것이고, 물가는 완만한 경기 조정 끝에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중국 펀드의 경우 정부의 긴축정책이 완화될 시점을 노려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3분기 중 저점 매수를 시도해보라는 것이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펀드연구원은 “상반기에 예상보다 수익률이 부진했던 중국 펀드가 하반기엔 인플레이션 문제가 완화됨에 따라 점차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