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뭉치면 은행 대접이 달라진다

살아가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가족, 하나는 금융 거래. 이 둘이 잘 뭉치면 다양한 혜택으로 돌아온다. 대부분의 금융회사는 더 많은 고객을 잡기 위해 가족 단위로 등록할 경우 거래 실적을 합산해 우대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가족이 가입하면 각종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대출이자·보험료를 할인하는 상품도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은행에 가족 등록하면 거래 실적 합산

가족 우대 프로그램의 핵심은 가족 구성원들의 거래실적을 합산해 고객 등급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다. 등급이 올라가면 각종 수수료 면제나 금리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가족 중 가장 거래실적이 많은 사람의 등급을 다른 가족들에게도 부여한다. 국민은행 역시 가족을 대표하는 주 고객과 가족고객의 은행거래실적·계열사 거래실적을 합산해 가족의 등급 평점에 반영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매달 말 고객의 거래실적에 따라 우수고객인 '프라임고객'을 선정하는데, 가족고객으로 등록한 경우에는 본인의 실적과 가족의 실적을 합산해 평가에 반영한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그룹 거래 실적에 따라 혜택을 주는 '우리보너스Family' 등급 산정 시 가족의 거래실적을 합산한다. 다만 오는 8월부터는 기준이 엄격해져 주민등록등본 기준으로 같은 주소에 거주하는 가족 중 은행자산이 3개월 평균잔고 10만원 이상인 가족이 있을 때에만 가족실적을 합산해 준다.

VIP 고객으로 선정되면 가족까지 함께 우대해주는 제도를 운영하는 은행도 있다. 기업은행은 직계존비속 가족과 배우자, 배우자 부모의 거래실적을 모두 합산해 VIP 고객을 선정한다. 이렇게 VIP 고객으로 선정되면 배우자도 같은 등급과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VIP 중에서도 최고 등급인 'Honor'등급을 받을 경우엔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같은 등급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은행권의 가족등록제도 혜택을 받으려면 자신이 거래하는 주 거래 영업점을 찾아 주민등록등본(6개월 이내 발급) 등 가족 확인이 가능한 서류를 제출해 등록절차를 밟아야 한다.

◆가족 등록하면 은행 수수료·보험료도 할인

가족고객으로 등록해도 즉각 혜택을 주는 서비스도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10월 31일까지 가족 단위로 등록하는 고객의 가족 간 창구송금수수료를 1년 동안 면제해준다. 이 기간에 주민등록등본상 직계존비속 가족을 은행에 등록하면 다음 영업일부터 1년 동안 가족 간의 창구송금수수료가 공짜다. 가족등록을 마친 후 가족 구성원 중 두 명 이상이 같은 날 상품에 새로 가입하면 '신한 온 가족 패키지'에 자동으로 가입돼 각종 금융수수료 면제 혜택과 가족쇼핑·외식·교육·문화 등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가족의 수시입출금식 통장 예금 잔고와 연계해 다른 가족이 받는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깎아주는 퍼펙트 담보대출'을 출시했다. 대출금리를 계산할 때 미리 지정한 수시입출금식 예금통장의 예금 잔액에 따라 대출이자를 깎아주는데, 대출자 본인의 통장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등 타인의 수시입출금식 예금통장도 대출이자 산정에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대출이자 산정 통장으로 등록하려면 예금주로부터 서면으로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

형제·자매 덕분에 보험료를 할인받는 보험상품도 출시돼 있다. 교보생명의 어린이 전용 상품인 '우리아이사랑연금보험'은 보험에 가입하는 어린이의 형제·자매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보험료의 0.5%를 할인해 준다.

메리츠화재의 어린이 보험인 'M-키즈'는 형제·자매가 함께 가입하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상품이다. 2명이 가입하면 보험료의 2%를, 3명 이상이 가입하면 보험료의 4%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