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금융자산 어떻게 분배하나] 절반 이상을 주식·펀드 등 위험자산에 투자

부자들은 주로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해 돈을 굴리고 있을까.

KB금융 경영연구소가 지난 4월 서울·수도권 부자 306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자들은 금융자산의 절반 이상을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23.6%), 펀드(20.8%), 신탁(9.4%) 등 원금이 보장되기 어려운 상품에 묻어둔 돈의 비중이 53.8%로 절반을 넘었다. 나머지는 예금·적금(43.3%)과 보험(2.9%), 채권 등 기타(0.2%) 상품에 넣었다. 이를 토대로 KB금융 경영연구소는 "일본의 부자들에 비해 우리나라 부자들은 위험자산 선호도가 더 높다"고 분석했다. 노무라총합연구소의 2007년 연구에 따르면 1억엔(13억원) 이상을 보유한 일본 부자들의 위험자산 비중은 48.1%로 안전자산 비중(51.9%)보다 낮았다.

한국의 부자들은 평균 4.2개의 금융기관을 중복 거래하고 있었다. 금융기관별로는 은행에 44.1%, 증권사에 30.4%, 보험사에 18.1%, 저축은행·우체국에 6.1%, 투자자문사에 1.1%의 비중으로 자산을 나눠 맡겼다.

부자들의 72%는 한 기관을 통해 모든 상품을 가입하기보다는 여러 금융기관과 거래하면서 기관별로 강점을 가진 상품에 투자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은행의 부실 가능성 때문에' '증권사는 매일 시장을 보고 있어 투자상품에 관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받기 좋아서' '정보를 여러 군데서 얻고, 서비스도 비교해보기 위해' 등 이유는 다양했다.

부자들이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은 인지도보다는 직원의 능력이었다. 4개 이상 금융기관을 거래하는 부자들의 31.7%는 '담당직원의 전문성'을 금융기관 선택의 첫 번째 기준으로 꼽았다. 금융기관의 인지도(16.9%)나 담당직원과의 관계(13.7%), 금융기관의 접근성(12.7%), 상품관련 우대서비스(12.3%)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