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기름값 왜 안 내리지?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에도 주유소 기름값이 오르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 휘발유 가격은 6월 셋째 주부터 다섯째 주까지 3주 연속 하락했다. 국내 기름값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6월 둘째 주에 배럴당 120.54달러였던 국제 휘발유 가격은 6월 다섯째 주에 114.74달러를 기록, 4.8% 떨어졌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 변동이 국내 기름값에 영향을 미치는 2주 정도의 시차를 감안하면 6월 넷째 주부터 국내 기름값도 하락해야 정상이다. 하지만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6월 둘째 주에 리터(L)당 1911원까지 떨어진 뒤 6월 다섯째 주까지 3주 연속 올랐다. 7월 첫째 주에 0.04% 떨어지긴 했지만 국제 휘발유 가격과 주유소 기름값이 정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5월부터 휘발유의 국내외 가격을 비교해보면 이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6월 다섯째 주 국제 휘발유 가격은 4월 말과 비교할 때 12.2%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휘발유 가격은 1.37% 떨어지는 데 그쳤다. 특히 5월 둘째 주와 셋째 주 국제 휘발유 가격은 각각 4.98%, 6.49% 폭락했다. 하지만 1~2주 후 국내 휘발유 가격은 1% 정도 떨어지는 데 그쳤다.

더욱이 국내 기름값에 영향을 미치는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4월 말 1071원에서 6월 말 1067원으로 하락했다. 환율이 떨어지면 원유 수입 가격도 낮아져 국내 기름값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이 4월 7일부터 휘발유 공급가격을 리터(L)당 100원 내린 이후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분을 국내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거나 기름값 100원 할인 제도 종료(6일) 이전에 공급 가격을 조금씩 올린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소비자시민모임 이서혜 팀장은 "5월 초 국제 유가가 폭락한 게 국내 가격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100원 할인 효과가 반감됐다"며 "정유사들이 100원 할인 종료 이전에 이미 공급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6월 말 국제가격과 상관없이 국내 공급량 부족으로 휘발유 가격이 올랐다"며 "짧은 기간만 보면 국제가격 변동분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대부분 반영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