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어렵다고? 우리 몸과 비교해봅시다"

"차(車)라는 게 딱딱한 것 같지만 굉장히 섬세해요. 이상이 있으면 계기판에서건 소리로건 진동으로건 경고가 오죠. 바로 멈추진 않지만 그때 손봐야 합니다. 사람 몸도 조금 더 빨리 관리하면 고생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에요."

김종훈(57) 한국소비자원 자동차부문 조사위원과 이정환(40) 우리들병원 재활의학과장이 함께 '자동차, 인체를 만나다'라는 책을 냈다. 소비자원에서 10년 넘게 자동차 품질 감시역을 맡은 김 위원이 부품과 기능에 대해 쓰고, 이 과장이 이를 인체 각 부분에 비유해 설명을 덧붙였다. 엔진은 심장에, 전기장치는 신경계통에, 냉각장치는 뇌의 온도 중추 등에 비유했고, 어떻게 관리해야 좋은지도 설명했다.

김 위원은 "자동차는 2만 개 부품으로 이뤄진 무생물이지만 사람처럼 잘 관리하면 늘 안전하게 탈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그가 소비자원에서 10년간 일하며 220건의 차량 결함을 밝혀내는 동안 터득한 경험과 이야기들을 소비자들이 알기 쉽게 녹여냈다.

김 위원은 자동차에 관한 책을 기획하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교통방송에 출연해 이정환 과장을 만났다. 인체에 비유해서 설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얼마 뒤 그에게 감수를 의뢰했다. 이 과장은 "기왕 나선 것, 제대로 된 책을 만들고 싶어서 나도 상당히 열심히 자동차에 대해 공부했다"고 말했다.

"사람은 심장의 작동에 의해 혈액을 돌리고 신경을 통해 사지 말단까지 각종 명령을 보내잖아요. 마찬가지로 자동차는 엔진을 중심으로 삼고, 케이블을 전달장치로 해서 저 끝 부품 하나하나까지 움직이는 겁니다."

김 위원은 "술 먹는 돈을 아껴서 타이어부터 갈아 끼우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요즘은 출생을 위해 병원에 갈 때도 차 타고 죽어서도 차를 탈 정도로 차가 평생 필수품인데 좀 더 관심 갖고 손질도 잘해야 낭패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혈전과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결국 심장이 멎는 것처럼 폐가스 카논을 정기적으로 닦아내지 않으면 시동이 안 걸린다"고 예를 들었다.

"엔진 수리에 100만원도 넘게 들었는데 너무 비싸지 않으냐는 불만이 가끔 접수돼요. 고장 나고서야 고치니까 더 비싼 거죠. 미리 점검하고 문제 부품을 교환하면 안전할 뿐 아니라 경제적 효과도 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