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출신 여성, 佛 대선 후보에

프랑스에 최초의 이중국적 대선 후보가 등장할 전망이다. 노르웨이 태생 에바 졸리(67) 유럽의회 의원(프랑스 대표)이 프랑스 녹색유럽생태당(이하 녹색당) 대선 후보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인디펜던트가 11일 보도했다.

졸리는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TV 프로그램 진행자 출신 미남 경쟁자 니콜라 윌로(56)를 압도적 차이로 물리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졸리가 당심(黨心)을 잡은 요인은 녹색당다운 강경·좌파 성향에 친(親)환경·반(反)부패를 상표로 삼은 데다 직설적 화법을 쓰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반면 따분한 저음에 추궁하는 듯한 말투가 단점으로 지적된다.

졸리는 '자기 재창조의 달인'으로 불릴 만큼 이력이 다채롭다. 18세에 노르웨이 미인대회 퀸을 차지하고 20세에 프랑스로 가 오페어(au pair·외국 가정에서 살며 가사를 도우며 그 나라 언어를 배우는 이)로 생활했다. 오페어로 받아들인 집안의 장남(사망)과 양가 반대를 딛고 결혼해 두 자녀를 뒀다. 졸리는 비서로 일하면서 야간대에서 법학을 전공해 37세에 치안판사(magistrate)가 됐고, 이후 빛나는 경력을 쌓는다. 프랑스 최대 부패 추문으로 불리는 국영 석유기업 엘프 아키텐의 전방위 로비 사건을 맡아 살해 협박까지 받아가며 혐의를 밝혀냈다.

'반(反)부패 투사'로 떠오른 그녀는 금융위기에 빠진 아이슬란드 정부로부터 2009년 특별고문으로 초빙돼 활동했고, 유럽의회 의원으로 선출돼 정치인으로 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