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一石三鳥

〈제11보〉(151~171)=중국 천야오예(陳耀燁), 일본 이야마(井山裕太), 한국의 강동윤·김지석은 똑같은 89년생이다. 넷 모두 발군의 기재로 눈부신 성적을 작성하며 성장한 공통점 때문에 한 묶음의 엘리트 그룹으로 분류돼 왔다. 동양 3국엔 다른 89년생 프로들도 있었으나 주목받지 못했다. 박승화도 그중 한 명. 출발도 한참 늦고 성적도 미미했던 그가 처음 만난 천야오예를 흠씬 두들기고 있으니 지켜보는 사람의 기분도 묘하다.

151 이하 156까지는 상대 응수에 따라 다음 수를 연구하겠다는 뜻. 흑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158, 160이 좋았다. 백의 살집을 통통하게 불리고, 중앙의 찜찜한 맛을 제거하며, 좌변 흑의 삶을 위협하는 1석3조의 곳이다. 흑도 그냥 사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지 163으로 간접 보강한다. 이제는 백도 164의 중앙 삭감이 필수다.

166도 기분 좋은 끝내기. 흑이 2점을 살리려고 했다간 참고도의 코스로 난리가 난다. 잡혀 있던 우변 백 석 점이 우상귀 흑 6점을 잡고 살아가는 것. 중국이 자랑하는 준재는 이대로 힘없이 주저앉을 것인가. 좌상 일대를 노려보던 천야오예, 167, 169, 171의 승부수를 들고 나온다. 170에서 오히려 백이 먼저 초읽기에 들어갔다. 귀에서 수가 난다면 바로 역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