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시설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에 대해 요양시설은 무조건 책임이 없다'는 불공정 조항이 노인요양시설 약관에서 사라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수도권 지역의 116개 중소 노인요양시설을 전면 실태조사한 결과, 41곳에서 노인 요양 환자에게 불리한 약관 조항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이를 수정하거나 삭제토록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의 기존 약관에는 '요양 기간 중 불의의 사건·사고(부상·사망)가 발생했을 때 시설 측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포함한 어떤 책임도 묻지 않으며, 이를 각서로 제출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요양시설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부상, 잘못된 투약, 상한 음식 등으로 인한 사고 등에 대해서는 시설이 책임을 지는 내용으로 약관을 수정하도록 했다.
또 이 기관들의 약관에는 '입소자가 월 이용료를 1회 이상 미납하는 경우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었다. 이는 월 이용료를 일시 체납해도 바로 계약을 해지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퇴소해야 하는 것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그래서 공정위는 월 이용료를 체납하더라도 상당 기간 납부를 독촉하고 나서 계약을 해지하도록 약관을 수정하도록 했다. 또한 '계약서의 해석을 두고 다툼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시설 측의 유권해석에 따른다'는 조항은 삭제하도록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08년 전국에 1717개였던 노인요양시설은 작년 3751개로 2.2배로 불어났다. 정부가 2008년 7월 요양 비용의 80%를 지원해주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노인 요양 환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앞으로 보건복지부·사업자 등과 협의해서 노인요양시설 관련 표준 약관을 제정해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