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예측 가능하면 ‘합리적 소비’ 선택

“지금 100원 가질래, 내년에 200원 가질래?” 경제학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미래가치와 현재가치의 비교’에서 찾는다. 즉 내년의 200원을 지금의 화폐 가치로 환산한 뒤 현재의 100원과 비교해 가치가 더 큰 쪽을 선택하는 게 현명한 경제적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현실 세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고려 없이 내년의 200원 대신 현재의 100원을 선택한다. 이 같은 비합리적 선택은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얼마나 확신하고 있는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 경영대학 다니엘 바텔즈 교수는 “사람들은 미래의 자신 모습에 대한 확신이 클수록 지금의 100원보다 미래의 200원을 선택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졸업을 3주 앞둔 대학생들에게 “다음주 120달러 상품권을 받을 것인가, 내년에 240달러 상품권을 받을 것인가”를 물은 뒤 그 결과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학생들은 선택을 하기 전에 각기 다른 두 종류의 안내문을 읽었다. 한 안내문에는 ‘졸업은 인생에서 대단히 큰 변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다른 안내문에는 ‘졸업은 작은 변화일 뿐’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 결과 ‘졸업은 큰 변화’라는 안내문을 읽은 대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미래의 240달러보다 현재의 120달러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이들 대학생에게 미래의 자신 모습이 현재의 자신과 얼마나 비슷하며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을 것인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병행했다. 그 뒤 이들에게 다시 똑같은 선택을 하게 했다. 그 결과 미래가 지금과 비슷할 것이며 현재의 자신과 미래의 자신이 높은 관련성이 있다고 믿는 대학생들일수록 240달러를 선택하는 경향이 많았다. 이는 미래가 예측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참을성이 강해져 현명한 경제적 소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바텔즈 교수는 “복잡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 것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것이 더 현명한 경제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소비자 연구 저널(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실렸으며, 미국 의학뉴스 사이트 메디컬뉴스투데이가 13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