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백 불계승

〈제13보〉(201~232)=세월의 빠름은 영재(英才)급 프로기사들의 출생연도가 빠르게 낮아지는 데서도 실감하게 된다. 최근 중국리그서 9연승 돌풍을 몰고 온 미위팅(米昱廷)이나 판팅위(范廷鈺)는 96년생이다. 양딩신(楊鼎新), 리친청(李欽誠) 등 98년생 프로들도 도약을 준비 중이다. 최근엔 한국서도 98년생 이동훈이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다. 89년생 천야오예 등은 이들에 비하면 노장(?)인 셈. 2000년대 출생 프로가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세월은 과연 시위를 떠난 화살 같은 것.

바둑이 종착역을 향해 들어서고 있다. 212, 214는 정확한 수순. 212에 앞서 무심코 214로 받았다간 참고1도의 수순으로 삽시간에 망한다. 종반 불의의 '사고'를 피하기 위해 백은 조심, 또 조심한다. 216의 선수(先手)로 우중앙 백 대마를 튼튼하게 연결해 간 것도 최대한의 안전책이다.

218로는 참고2도처럼 둘 수도 있으나 후수(後手). 한 점을 버리고 선수를 잡았으니 딱 들어맞는 기자쟁선(棄子爭先)이다. 우하귀는 백이 '가'로 치중해도 이하 '라'까지 부호 순으로 산다. 이 바둑은 278수까지 이어진 끝에 백이 불계승했다. 232수 이하는 무의미하므로 여기서 끊는다. (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