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매킬로이의 평범한 출발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 골프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1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1오버파 71타를 기록했다. 지난달 US오픈에서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내내 선두를 지키며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했던 것에 비하면 다소 '평범한' 출발이었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나의 최고 기량을 발휘했고 좋지 않은 날씨에도 공의 궤도를 제대로 조절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14일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골프장(파70·7211야드)에서 개막한 제140회 브리티시오픈 1라운드는 강한 북서풍에 약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렸다. US오픈 우승 이후 한 달 만에 처음으로 대회에 출전한 매킬로이는 1번·3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8번홀과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안정을 찾았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1라운드에서는 9언더파를 쳐 메이저대회 한 라운드 최저 타수 타이기록을 세웠었다.

매킬로이는 경기를 마친 뒤 "후반보다는 초반에 보기를 기록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끝까지 인내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2003년 브리티시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악몽의 역전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던 토마스 비요른(덴마크)이 5언더파 65타를 기록하며 선두권을 달렸다. 비요른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기록했고, 후반 들어서는 12번홀 버디에 이어 14~16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비요른은 8년 전 올해와 마찬가지로 로열세인트조지스골프장(당시 파71·7106야드)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15번홀까지 2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으나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무너졌다. 1~3라운드에서는 모두 파로 막아냈던 홀이지만 세 번이나 샷을 한 끝에 벙커에서 탈출했고 결국 더블보기를 적어내 벤 커티스(미국)에게 우승을 내줬다.

비요른은 역전패의 악몽 이후 브리티시오픈에서 세 차례 컷 탈락하는 등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내 역전패를 화제로 삼아 몹시 괴로웠다. 내 기억에서 그때를 지워버리려고 애를 썼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도 출전자격이 없었으나 대회 직전 비제이 싱(피지)이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기권하면서 대타로 출전하는 행운을 잡았다. 세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1오버파를 기록했다.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리는 최경주도 버디 3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오버파로 경기를 마쳤다. 김경태는 버디 1개와 보기 6개로 5오버파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