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 목매지 마라… 한국영화 충분히 매력적"

"홍콩 무술 영화가 인기를 끈 이유는 할리우드 영화와 완전히 달랐기 때문입니다. 한국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한국 감독들이 할리우드 진출에 굳이 목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뉴욕 아시안영화제 고란 토팔로비치(37) 집행위원장은 13일 "한국 감독들은 굉장히 지적(知的)인 주제를 상업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 중 한 명이라는 이명세 감독에 대해서는 '프랑스의 찰리 채플린' 자크 타티와 미국의 거장 스탠리 큐브릭의 중간쯤에 있는 감독이라고 극찬했다. 제10회 뉴욕 아시안영화제는 링컨센터 월터 리드 극장에서 1~14일 열렸다.

2002년 12편의 영화로 시작한 이 영화제는 올해 45편의 장편 영화를 상영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올해 영화제엔 '평양성' '부당거래' '황해' 등의 한국 영화가 상영됐으며, 각 영화를 만든 이준익·류승완·나홍진·권혁재 감독이 뉴욕 한국문화원 초청으로 영화제를 찾아 관객과 대화 시간을 가졌다. 유고슬라비아 출신으로 17세 때 미국으로 온 토팔로비치씨는 어린 시절인 1980~1990년대 홍콩 영화를 보며 아시아 영화에 빠져들었다. 강제규 감독의 '쉬리'로 한국 영화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는 그는 "한국 감독들은 복수극과 도시 스릴러에 특히 강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