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 수급자 중 10만여명은 부양할 가족이 있는 것으로 파악돼
보건복지부가 고민에 빠졌다.
현행법상 기초생활 수급자의 부양의무자(1촌의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가 일정한 소득과 재산이 있을 경우 지원을 끊어야 한다. 그런데 부양의무자는 있더라도 연락조차 끊긴 경우도 있는 등 '딱한 사정'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충북 청주에서 부양 가능한 아들이 호적에 등록돼 있는 60대 노인이 기초수급 중지 예정자가 됐다는 통보를 받은 후 자살을 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매년 기초생활 수급자와 부양의무자에 대한 소득·재산 조사를 실시해 대상자를 넣고 빼고 있다. 그런데 올 들어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을 본격 가동하면서 부양의무자 수와 소득·재산 정보가 더 폭넓고 정확해졌다. 이에 따라 부양의무자 때문에 수급자격에 영향을 받는 기초생활 수급자가 10만여명에 이른 것이다.
복지부는 이 중 4만여명은 기초생활 수급에서 탈락했거나 탈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부양의무자가 있더라도 실제 부양받기 어려운 수급자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복지부 권덕철 복지정책관은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실제로 부양을 받기 어려운 수급자가 계속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10만명 중 6만명은 실제로 부양받기 어려워 계속 지원하거나 추가 정밀 심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정책관은 "이번 조사에서 수급 자격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3개월간 충분한 소명 기회를 주고, 이 기간 동안 자격을 유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는 약 155만명(88만 가구)이며, 1인당 월평균 40여만원을 지원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