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짜리 매입할 때 내는 세금 아파트 220만원… 오피스텔 920만원

지난 4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 보증금 2억원을 주고 전셋집을 구한 김모(27·회사원)씨는 오피스텔을 소개해준 부동산중개업소 사장과 중개 수수료 문제로 크게 다퉜다. 중개업소 사장은 김씨에게 수수료로 140만원을 요구했다. 중개업소 사장은 "원래 18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데 싸게 받는 것"이라며 생색까지 냈다.

하지만 김씨의 회사 동료는 같은 마포구에 2억5000만원짜리 아파트 전세를 얻으면서 수수료로 70만원만 냈다. 김씨가 "똑같은 전셋집 구하는데 오피스텔 수수료가 아파트보다 두 배나 비쌀 이유가 없다"고 따졌다. 중개업소 사장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라면서 "원래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중개 수수료가 비싸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동작구에서 2억원짜리 주거용으로 오피스텔을 매입한 박모(35)씨는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세금이 부과돼 모자란 돈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박씨는 아파트를 기준으로 계산해 취득세 등으로 220만원을 준비했다. 하지만 실제 부과된 세금은 4배가 넘는 920만원이었다.

중개업소에 문의하니 오피스텔은 아파트와는 달리 취득세 감면 혜택이 전혀 없다고 했다. 박씨는 "정부에선 소형 주택이 부족하니 오피스텔 들어가서 살라고 하고는 세금은 아파트보다 몇 배나 더 걷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오피스텔을 '준(準)주택'으로 인정하고 서민들의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라고 장려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국 14만3000호의 오피스텔 가운데 51%(7만3000호)가 주거용이다. 그러나 오피스텔을 임차하거나 매입할 때 내야 하는 중개 수수료와 세금은 아파트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게 부과되고 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정부가 지난해 4월 주택법을 개정해 오피스텔을 소형 주택 대용으로 사용하도록 해놓고 관련 규정은 손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대차 계약 때 중개 수수료의 경우 전세금 3억원 미만의 아파트는 거래 가격의 0.3~0.5%지만 오피스텔은 0.9%까지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최고 세 배나 차이가 난다. 〈표 참조〉

매입 때 내야 하는 세금도 오피스텔이 훨씬 많다. 아파트를 사면 취득세가 50~75%까지 감면되고, 교육세나 농어촌특별세도 감면·면제 혜택이 있다. 반면 오피스텔은 그런 혜택이 전혀 없다 보니 1억~2억원짜리를 사도 세금이 네 배가량 더 많이 부과된다.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중개 수수료와 취득세를 아파트 수준으로 조정해 서민들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