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값 뒤엔 중국의 '金사랑'이…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금(金)값의 이면엔 중국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금속 컨설팅업체 GFMS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에 중국인들은 투자용으로 93.5t의 금괴·금화를 매입해 85.6t을 사들인 인도를 2위로 밀어내고 세계 최대 금 투자국에 올랐다. 중국은 이 기간 세계 금 투자의 25%, 인도는 23%를 차지했다.

중국인들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디폴트(부도) 가능성으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불안해지자 안전자산인 금에 집중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6.4%로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물가도 금의 투자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인민은행이 올 들어 기준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0.75%포인트 올렸지만, 여전히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 수준으로 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지난해 상업은행의 금 수출입 허용량을 늘렸고, 개인의 해외 금 투자 펀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금 거래를 촉진시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개인 소득은 계속 늘고 있지만 금융상품이 발달하지 않아 마땅한 재테크 수단이 없는 중국인들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도 가치가 보전되는 금 투자를 더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외환보유고에서 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 역시 강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미국이 달러를 계속 찍어내면서 달러 가치는 하락세다. 작년 한 해 동안 달러는 호주 달러 대비 14.0%, 일본 엔 대비 13.4%씩 평가절하됐다. 미 국채를 가지고 있으면 그만큼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지난 3월 말 현재 3조447억달러를 기록한 중국 외환보유고에서 미 국채 비중은 37%(1조1400억달러)에 달한 반면, 금 비중은 1.7%(1054t)에 그쳤다. 반면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인 미국이 외환보유고 중 75%(8134t)에 달하는 금을 보유하는 등 선진국들은 외환보유고의 60~70%를 금으로 가지고 있다. 종웨이 베이징사범대학 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은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며 "외환보유고 규모를 감안할 때 중국의 금 보유량이 최소 5000t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중국의 남다른 '금 사랑' 때문에 앞으로도 금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 선물(先物) 가격은 온스당 1590.1달러로 거래를 마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은 지난 12일부터 4일 연속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올 들어 12% 올랐고, 1년 새 33.8%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