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할머니, 남편 유산 한 푼 안 쓰고 기부

"나처럼 돈 버느라 학업에 열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맘 편히 공부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췌장암 말기로 투병 중인 황복란(86·사진 왼쪽) 할머니가 '아름다운재단'에 전 재산 1억원을 기부했다. 10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유산으로 남긴 돈이다. 생활하기 힘든 형편인데도 유산을 뜻깊은 곳에 사용하려고 쓰지 않고 간직해 왔다고 한다. 그는 "어릴 때 너무나 가난해서 학교에 다니지 못해 아직도 글을 제대로 못 읽고 못 쓰는 게 한"이라고 했다.

황씨는 작년 췌장암을 발견했다. 이미 수술이나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다. 말조차 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진통제로 버티고 있다. 그런데도 유산에는 전혀 손대지 않았다. 그러고는 지난달 중순 아름다운재단에 모두 내놓았다. 학생들을 위한 기부가 평생 꿈이었다고 한다.

재단은 이 돈을 '황복란 평생의 꿈 장학기금'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 기금으로 보육시설 출신이나 실직 가정 대학생의 학비를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