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혼혈소녀, 美軍 '오빠' 만났다… 스타되어 38년 만에

인순이와 루이스씨가 처음 만난 것은 거의 40년 전인 1972년 동두천에서다. 루이스씨가 19세, 인순이는 15세였다. 루이스씨는 "인순이는 늘 집 밖에 혼자 나와 앉아있곤 했다"고 회상했다. 혼혈아라는 이유로 따돌림당하는 인순이가 안타까웠던 그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옷도 전해주었고, 어떻게든 돕고 싶었다"고 했다. 인순이는 그런 루이스씨를 '오빠'로 여기며 따랐다고 한다. 인순이는 "이후로도 루이스의 눈길을 잊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루이스씨는 1년 뒤인 1973년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한동안 둘은 서로 연락할 방법을 찾으려 했지만 불가능해 "사실상 거의 단념한 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다가 최근 한 주한미군 장군의 도움과 페이스북 덕에 가까스로 연락이 닿게 됐다.

인순이는 이날 물결을 헤치고 나가는 일곱 마리 오리 조각을 루이스씨에게 선물했다. 그 조각에 이렇게 적었다. '당신 없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Without You, I am Nothing)'. 루이스씨는 인순이의 어린 시절을 담은 사진첩을 건넸다. 이 사진들은 인순이가 1973년 한국을 떠나던 루이스씨에게 준 것으로, 두 사람이 다시 만날 때 인순이가 돌려받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이날 인순이는 루이스씨의 집에서 한 시간 정도 머물며 38년간 쌓인 이야기를 나눴다. 루이스씨는 17일 뉴저지주 시코커스에서 열린 인순이의 콘서트에도 참석해 공연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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