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은 불안해… 日 중·장년층, 노후대비 저축 늘려

저출산·고령화로 연금이 파탄 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본의 현역 세대들이 '노후 대비용 저축'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역 세대의 저축 증가가 소비 감소로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를 더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BNP파리바 증권이 현역 세대의 저축률(실소득 중 저축하는 비율)을 분석한 결과 23.4%로 197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이 없어 저축을 헐어서 생활비로 사용하는 65세 이상 인구가 30%에 육박하면서 일본의 전체 저축률은 90년대 초반 15%에서 최근 5%로 하락했다. 하지만 40대의 저축률은 5년 전에 비해 3.7%포인트 높아졌다.

현역 세대들이 저축하는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노후생활자금 준비'라는 답변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노후 준비를 목적으로 저축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주택 구매나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저축한다고 응답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현역 세대의 저축률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가 줄어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40대의 소득은 10년간 6% 정도 감소했지만 저축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는 더 줄어들었다.

BNP파리바증권은 "20~40대가 장래 연금에 대해 불안해하면서 소비를 줄이고 있어 내수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경기 부양을 위해 공공투자를 늘리는 것도 효과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공투자 증가가 국가부채 증가 등 재정 악화를 유발해 연금 등 사회 복지비의 축소 및 세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확산시켜 결국 저축 증가와 소비 감소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