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代 취업 518만명… 4년前 400만명서 100만명 넘게 급증

시중 은행에서 29년 일하다 지난해 퇴직한 임모(55)씨는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에 경비원으로 재취업했다. 하루걸러 일하며, 기본급 110만원에 약간의 재활용품 분리수거 수당을 얹어 받는다. 임씨는 "시집 안 간 막내딸 혼수 비용이라도 보태야 하기 때문에 쥐꼬리만 한 월급이라도 못 버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여유로운 은퇴는 이제 옛말이 됐다. 일자리 찾고 있는 자식에, 퇴직 후 30년 넘게 남은 노후를 생각하면 일손을 놓기가 힘들어졌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는 '노동시장의 고령화'로 나타난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50대 취업자 수가 518만7000명을 기록했다. 지난 2007년 4월까지만 해도 50대 취업자가 400만명 수준이었는데, 4년여 만에 100만명 넘는 50대가 노동시장에 쏟아져 나온 것이다. 50대 취업자가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다. 10년 전만 해도 13.8%에 지나지 않았다. 50대 취업자의 비중은 커지고 있는 반면, 전통적으로 노동력을 공급했던 20~30대 취업자 비중은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달 20대, 3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8만3000명, 7000명 줄었다.

50대 취업자 급증은 전후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노후 준비, 가족 부양을 목적으로 은퇴보다는 재취업을 선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노동인구 고령화는 결국 경제 전반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