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직후 가입한 日펀드 짭짤

회사원 김모(36)씨는 일본 3·11 대지진 이후인 3월 말 일본펀드에 가입했다. 쓰나미와 방사능 오염으로 많은 사람이 일본의 미래를 극도로 불안하게 여겼지만, 김씨는 "일본은 저력 있는 나라인 만큼 빠르게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믿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가가 폭락했지만, 그때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지금 큰 수익을 올렸던 것처럼 "시장이 안 좋을 때가 투자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김씨의 예상은 적중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지난 20일 1만포인트를 회복했다. 3월 15일 8605.15까지 떨어진 뒤 4개월 만에 16% 오른 것이다. 연율로 환산하면 50%에 육박한다. 일본펀드 수익률도 닛케이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였다.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대표 12개 일본펀드의 3월 16일 이후 평균 수익률은 20일 현재 12.9%이다. 가장 성적이 좋은 '하나UBS일본배당1주식'과 '푸르덴셜재팬코아 1(주식)A' 펀드는 16%대 수익을 올렸다. 1380억원이 몰린 '프랭클린템플턴재팬 자(A)(주식)' 펀드도 15%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지진 이전에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은 여전히 울상이다. 6개월 전 가입자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6.9%에 머물러 있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7월 가입한 경우엔 수익률이 마이너스 33%로 회복이 요원하다.

많은 전문가는 일본의 공장가동률·산업생산·소비수준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연말까지 닛케이지수가 1만500포인트 정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상무는 "서비스업에 의존하는 유럽과 달리 일본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충격에서 벗어나는 복원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대지진에도 일본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대두하며 강세를 보인 것도 일본의 복원력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그러나 닛케이지수가 연내에 일본 대지진 이전 수준인 1만800 선까지 가기는 무리일 것 같다"며 "일본이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기는 하겠지만, 저성장 국가라는 기본 체질이 바뀌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