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두 번의 活用

〈제6보〉(89~104)=최근 박정상의 결혼 소식이 바둑계의 화제다. 세 살 아래인 김여원(25)양과 12월 3일 백년가약을 맺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 여자 연구생 1조 출신인 예비신부는 꾸준한 선행(善行)으로 '바둑 천사'로 불려왔던 인물이다. 지난달에도 행인들을 지도해 얻은 수익금으로 불우이웃 돕기를 펼쳐 박수를 받았었다. 베테랑 계시원(計時員)으로도 유명하다. 그 내용이 본지(2010년 5월 25일자)에 소개되기도 했다.

백이 △로 노골적인 차단작전에 나선 장면. 여기서 89로 밀어간 수에 물경 36분이 투입됐다. 어지간한 속기파 같으면 바둑 한 판 끝내고 복기까지 마칠 시간이다. 그리곤 93까지 상대를 양단(兩斷)하는 강경책을 들고 나왔다. 94로 참고1도 1에 뛸 수 있다면 좋겠지만 흑2 한 방으로 걸레꼴이 되니 안 될 말이다.

95는 기민한 활용. 훗날 귀에서 준동하는 맛을 남겨놓았다. 96으로 '가'면 흑이 '나'로 끼워 난전이 된다. 101은 중앙 흑의 탈출에 앞선 또 한 번의 활용. 103에 104도 어쩔 수 없다(참고2도 1~5로 하변을 차단하려다간 10까지 장문이 성립한다). 하변 흑 대마는 과연 사지(死地)를 벗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