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림 투자로 수익률 하락… 자문형랩 인기 주춤

작년 하반기부터 돌풍을 일으켰던 자문형랩(투자자문사 조언을 받는 맞춤형 자산관리계좌)의 인기가 주춤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출렁이면서 특정 종목에 '쏠림 투자'를 했던 자문형랩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자문형랩으로 몰리면서 펀드업계가 위기를 맞는 듯했는데, 이제는 자문형랩이 펀드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4개 주요 증권사의 자문형랩 잔고는 25일 현재 9조1447억원이다. 올 들어 계속 늘어나던 랩 잔고가 지난 6월 말에는 전달보다 1.4% 줄어 올해 처음 감소세를 보였다.

반대로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6월 말 현재 101조3693억원으로 전달보다 1.3% 증가했다. 그동안 자문형랩 잔고는 늘어나고 펀드 잔고는 줄어들던 현상이 6월 말에 역전된 것이다.

최근 들어 자문형랩의 인기가 주춤해진 것은 최근 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위기, 미국 경기 둔화 등으로 주가가 정체현상을 보이면서 자문형랩의 수익률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코스피지수가 22% 상승하면서 주도주에 집중 투자했던 자문형랩은 그 이상의 성과를 냈지만 올해는 코스피지수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한 증권사로부터 국내 주요 투자자문사의 대표 상품 수익률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국내 21개 투자자문사의 지난 3개월 평균 수익률(22일 기준)은 마이너스 5.82%였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1.21%)을 크게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50~80개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에 비해 10~15개 종목에 집중하는 자문형랩은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