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하고 무거운 연극'의 대명사 '보이체크', 국립극단 버전으로 만난다
입력 : 2011.07.26 10:36
'난해하고 무거운 연극'의 대명사 '보이체크'를 국립극단 버전으로 만난다. 8월23일부터 9월1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폴란드의 유명 연출가 타데우시 브라데츠키와 이호재 서주희 서상원 정상철 등 국내 톱클래스 배우들의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폴란드 스타리극단 예술감독 출신인 브라데츠키는 7월 중순 내한해 우리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1836년에 쓰여진 게오르그 뷔히너의 '보이체크'는 '현대의 비극'으로 불린다. 왕이나 영웅이 아니라 가난한 하층민 보이체크를 통해 권력이 착취하는 세상에서 '인간은 왜 존재하는가?'라는 원초적이고 영속적인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이발병 보이체크는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마다 않고 돈을 번다. 심지어 그를 가장 하등한 인간으로 취급하는 의사의 실험용 대상이 되어 완두콩만 먹고 살아간다. 장기간의 실험으로 환청에 시달리게 되는 보이체크, 설상가상 인생의 유일한 희망인 아내 마리가 군악대장과 바람을 핀다는 사실을 알고 나락에 빠진다.
'보이체크'는 뷔히너가 채 완성을 못하고 세상을 뜨는 바람에 원작 자체가 완전치 못하다. 독일어판만 5개가 있고, 영어판 역시 여러 개가 있다. 연출가의 해석에 따라 항상 다른 '보이체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연출가 브라데츠키는 25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독일어판과 영어판을 종합해 이번 공연의 대본을 만들었다"며 "그 대본 그대로, 가감없이 무대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보이체크'는 매우 간단한 이야기임에도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고, 사회는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가 등의 원초적인 질문을 던진다"며 "한국의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게 돼 매우 기쁘고 설레인다"고 덧붙였다.
원작에 없는 두 명의 흥행사가 등장해 나레이터 역할을 맡아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이 작품에 생기와 유머, 페이소스를 집어넣는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