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식 없이 장학금 맡긴 교장선생님

"형식은 중요하지 않아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남기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광주광역시 첨단중학교 기우준(62) 교장이 40여년 교직생활을 마치며 장학금을 기탁하고 퇴임식은 마다했다. 주위 권유를 뿌리치고 방학이 끝난 뒤 갖는 별도 퇴임식을 1학기 종업식에서 간단한 퇴임사로 대신했다. 그리고 그날 제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500만원을 교사들에게 맡겼다.

그는 "8월 하순은 2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이니 퇴임식에 어울리지 않고, 새 학기를 준비하는 선생님과 학생들 에너지를 빼앗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교사들에게 "수많은 학생을 가르쳤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자주 찾아오는 제자들은 이른바 '문제 학생'이었다"며 "당장은 문제학생일지 몰라도 사랑으로 보살피면 반드시 제자리로 온다는 믿음으로 가르쳐달라"고 당부했다. 또 "사랑과 부지런함으로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최고의 수업을 하면 자연스레 학생들이 믿고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