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앞서 콘텐츠 강화에 전력할 때"

그는 구체적으로 음원 가격을 유동적으로 만드는 것을 꼽았다. "예를 들어 K팝의 전 세계 확산을 위해 음원을 무료로 서비스하되, 여기에 광고를 삽입하는 식으로 마케팅을 하면 사상 최초로 세계 '1억 클릭'을 돌파하는 K팝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또 "해외 교포는 물론 외국인도 이제는 K팝을 들으며 한국어를 배운다"면서 "세계의 젊은이들이 음악·드라마·영화와 같은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를 배울 수 있는 학교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정부 지원에 관해서는 "예전처럼 정부가 나서면 자칫 설익은 것이 나가게 되니 민간이 잘할 수 있게 맡겨주는 역할만 해달라"고 했다.

이에 정 장관은 "한류 붐이 한국어와 한식 등 해외의 한국 문화체험 수요가 확대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한국예술종합학교가 해외 무대에서 활약할 클래식 인재를 배출하듯, 대중문화 쪽도 (비슷한 교육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또 "최근 이수만 프로듀서가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 기부한 광고 출연료로 문화원 건물을 확장해 유럽의 K팝 팬들이 놀 수 있는 장(場)을 만들겠다"며 "지금까지 각 문화원별로 이뤄지던 K팝 경연대회를 올해 연말에는 한국에서 한데 모아 개최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제는 해외 공연보다 가수들의 국내 활동을 활성화해서 온라인을 통해 밖에 내보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제자리로 돌아와 내강(內剛·내실 강화)을 해야 할 때입니다."

'한류(韓流)의 칭기즈칸'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수만(59) SM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27일 한류의 미래 전략에 대해 한 말이다. 그는 이날 2000년 H.O.T의 베이징 단독 공연부터 가깝게는 지난 6월 파리 SM타운 공연까지 10여년간 K팝을 세계에 확산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정병국 문화부장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씨는 수여식 뒤 정 장관에게 "지금은 유튜브,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전 세계에 K팝이 전파되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앞서 국내 콘텐츠가 살아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H.O.T와 보아도 국내에서 수익을 거둬 해외에 나갈 수 있었다"며 "새로운 마케팅 기법 도입 등 디지털 음원 시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