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따라 비거리 천차만별 내게 꼭 맞는 클럽 따로 있네

경기도 분당에 사는 권순창(46)씨는 최근 드라이버를 교체하고 나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평소보다 거리가 10야드 이상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스윙이 달라졌나 하는 생각에 점검도 받았지만 별다른 문제점을 찾진 못했다. 원인을 찾지 못하던 그는 지인을 통해 자신이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았다. 샤프트 강도가 같은 스펙이라도 브랜드별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신지애는 시즌 중 클럽을 자주 교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새 클럽을 사용할 뿐 스펙은 자신이 사용하던 제품과 똑같다.

샤프트는 다운스윙 때 가속도를 헤드에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한다. 자신에게 맞는 강도와 무게를 잘 선택해야 최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스윙 스피드보다 샤프트가 약하면 스윙하기 편해지고 샤프트의 휨 현상이 커지면서 임팩트가 강해져 거리가 늘어난다. 하지만 대신 방향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대의 경우 정확한 임팩트가 가능해 방향성은 좋아지는 대신 탄도가 낮아지고 거리가 줄어들 수 있다.

샤프트 강도는 통상 X(extra stiff), S(stiff), R(regular), A(amature), L(lady)로 구분된다. 골프채 손잡이를 측정기에 고정하고 헤드 부분을 진동시켜 1분에 진동하는 횟수, 즉 CPM(Cycle Per Minute)을 측정해 구분한다. 하지만 골프채 제조업체마다 측정 방법이나 스펙 구분이 다르다.

A사에서 R인 제품이 B사의 S나 A와 샤프트 강도가 같을 수 있다. 또 같은 A사의 R 제품이라도 시니어 층을 공략하는 제품은 가볍고 약하지만,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은 강하고 딱딱하기 때문에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골프조선에서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산업본부 산하 스포츠용품연구소에 의뢰해 10개 브랜드의 'R'스펙 드라이버를 스윙 로봇으로 10차례 스윙 테스트 해 본 결과, 같은 스피드에서 8.2~10.3야드 정도 차이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남성 골퍼의 평균 스윙 스피드인 초속 40m와 ±2m(38, 42m) 등 세 가지 스윙 스피드에서 측정한 결과, 초속 38m에서 가장 거리가 멀리 나간 제품은 던롭의 젝시오 포지드로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225.9야드였다. 반면 초속 40m에서는 캘러웨이의 레이저 호크(238.2야드), 초속 42m에선 투어스테이지의 파이즈(247야드)의 비거리가 가장 컸다. 초속 38m와 42m 스윙 스피드에서 드라이버별 편차는 8.2야드였고, 초속 40m에선 10.3야드나 차이가 났다. 자신의 스윙 스피드에 따라 어떤 제품의 어떤 샤프트를 고르느냐로 비거리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샤프트 못지않게 비거리 향상에 도움되는 것이 적합한 볼 선택이다.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미국·일본을 비롯한 골프 선진국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볼을 찾아주는 볼 피팅(fitting)이 대중화됐다. 볼 피팅은 장비를 통해 스윙 스피드, 볼 스피드, 런치앵글(launch angle·볼의 최초 발사각도), 백스핀, 비거리 등을 분석해 골퍼가 원하는 점(거리, 느낌, 컨트롤 성능)에 맞춰 볼을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

던롭코리아의 김세훈 홍보팀장은 "클럽은 신중하게 고르면서 골프볼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콤프레션(compression·볼의 단단한 정도)의 오해"라고 말했다. 단단하면 거리가 많이 나고, 부드러울수록 적게 나간다고 생각하지만 그 반대라는 것이다. 또 스윙 스피드가 빠르면 단단한 볼, 느리면 부드러운 볼을 사용하는 게 비거리 향상에 더 도움을 준다고 한다.

콤프레션은 볼의 스핀 양과 거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골프볼을 고를 때는 비거리, 컨트롤 중 우선순위를 정해서 접근한다. 또 다양한 볼을 사용해 본 뒤 그중 자신의 성향과 가장 잘 맞는 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비거리, 스핀양, 타구감, 탄도 등의 기본적인 정보는 볼 포장에 표시돼 있으므로 확인 후 구입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