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天才와 凡才

〈제9보〉(136~152)="천재란 건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남보다 10배 공부하면 1류가, 그보다 또 10배 노력하면 최고가 될 뿐이다." 2006년 제19회 후지쓰배를 통해 세계 정상에 오른 직후 박정상이 했던 말이다. 평소 그의 성실한 삶을 미루어 짐작하게 하는 한마디다. 박정상은 당시 六단에서 일약 九단으로 뛰어올랐고 병역특례 혜택까지 받았다.

136이 왜 문제였을까. 흑 137을 강요해 선수(先手) 같으나 그 순간 중앙 138의 보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28일자 참고2도 참조). 동시에 대망의 139가 흑의 수중에 넘어감으로써 비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136으론 145에 두어 버틸 곳. 참고1도 7까지 잡으러 오면 8 다음 9와 10을 맞본다. 참고2도 역시 A의 단점 때문에 잡히는 일은 없다.

145까지 좌변이 통통한 흑집으로 편입됐다. 쿵제는 146을 좌변과 맞보기라고 봤을지 모르나 좌변이 훨씬 크다. 지금까지 박정상을 가리켜 천재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 그의 정밀한 공세에 천재 계열에 포함되는 쿵제가 휘청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