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막아선 70대 어르신들

"희망버스로 가장한 절망버스는 이번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30일 밤 9시쯤 부산 영도대교와 연결되는 광복동의 왕복 4차로를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점거했다. 이른바 '희망버스'(시위버스)에 반대하는 250여명의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타고 온 버스도 '참 희망버스'라 이름지었다. 서울서 시위버스를 타고 와 영도대교 앞으로 온 시위대는 1500여명. 인원이 어버이연합 회원보다 6배나 많았다. 그러나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2시간 넘게 대치한 끝에 상당수 시위대를 돌려보냈다. 한 경찰관은 "좌파 시위대들의 천적(天敵)이 등장한 것 같다"고 했다.

머리에 '버스시위 결사반대'라 적힌 띠를 두르고 손에 '절망버스 Stop'이란 피켓을 든 이들은 대부분 70대였다. 젊은 시위대에 체력이 달릴 수밖에 없어 교대로 버스에 들어가 잠깐씩 쉬기도 했다. 이규일(79)씨는 "우리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시위대가 영도대교를 넘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1시간을 쉬려다 10분 만에 현장에 돌아왔다"고 했다.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어른이 되겠다"며 "'한진중공업 사태에 제삼자가 개입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전달하는 것이 이번 행동의 목표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