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시 여성 2호 "후배 위해 떠납니다"

'행정고시 여성 2호'인 장옥주(52)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이 2일 30년 공직 생활을 접었다. 행시 출신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1급(관리관)으로 승진해 차관까지 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하차했다. 보건복지부는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장 실장을 포함한 1급 네 명 가운데 두 명이 용퇴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법학과 출신인 장 전 실장은 1973년 전재희 한나라당 국회의원(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여성으로 행정고시 첫 테이프(행시 13회)를 끊은 뒤 8년 만인 1981년 행시 25회에 128명 합격자 중 홍일점으로 합격했다. 이후 복지부 사무관을 거쳐 한방정책관·장애인복지심의관·정책총괄관, 노동부 보험심의관, 다시 복지부 아동청소년정책실장,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장을 역임했다. 변호사인 남편과의 사이에 남매를 두었다.

장 전 실장은 "직장생활하느라 열 살 터울인 두 아이의 뒷바라지를 제대로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그의 퇴직은 진수희 장관이 월례조회에서 "인사적체가 심하고 조직에 새 바람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바로 이뤄졌다. 복지부 일각에선 "현 장관이 여성이 아니면 고시출신 첫 여성 차관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컸는데 아쉽다"고 말한다.

행정고시 여성 3·4·5호도 현재 모두 1급이다. 교육부 이계영 교육과학기술연구원장(행시 27회), 이복실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 정현옥 노동부 중앙노동위 상임위원(행시 28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