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돌보고 회춘하고" 할머니 인형극단

이번 연극제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어린이 안전사고를 주제로 한 인형극을 선보인다. 예를 들면 횡단보도에서 신호 지키기, 낯선 사람이 초인종을 눌렀을 때 상대하는 요령, 유괴범을 만났다고 생각될 때의 대처법, 그리고 냉장고나 세탁기에 들어가면 왜 위험한가 등을 '어린이 안전 종합세트'로 엮어 인형극으로 전달한다.

"사피아는 단순한 '어르신 극단'이 아니에요. 어린이 안전에 관해 상당한 지식과 교육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들이죠." 한국생활안전연합 윤선화 대표는 "부모님들도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면 아주 즐겁고 유익한 공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환갑도 칠순도 지난, 나이 드신 분들은 거의 집에만 계시곤 하잖아요. 하지만 이렇게들 나와서 활동하면 하루하루가 건강하고 활기차요. 게다가 손주뻘 어린이들을 만나면서 인형극을 통해 안전하게 지내는 방법도 전하니까 보람이 넘쳐요."(박길자·69)

단원 20명. 최연소 63세, 최고령 76세로 평균 70세. '어르신 인형극단' 사피아(SAFIA)가 인형극 축제에 당당하게 참가했다. 춘천에서 오는 8일 개막해 일주일간 열리는 '2011 춘천인형극제'로, 해외팀을 포함해 75개 인형극단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형극 축제다. 사피아는 아마추어 경연에 나선다.

'사피아'는 안전을 뜻하는 세이프티(Safety)와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다. '모두가 바라는 안전한 천국 같은 세상'을 뜻한다. 인형극단 창설 취지가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지낼 사회망을 구축하면서, 고령자의 사회참여에도 기여하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어린이 안전 지킴이'다.

극단 사피아는 한국생활안전연합과 기아자동차 후원으로 5년 전에 창단했다. 극단 활동과 공연의 초점은 어린이 생활 안전. 원래 연령 제한은 없었는데 서울 서초구 노인복지관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 주축이 되면서 자연스레 연령대가 높아졌다고 한다. 직업은 전직 교사와 공무원부터 국영기업 및 민간기업 출신 등 다양하다.

"창단하고 몇 달 연습하니까 인형극과 무대에 약간은 자신이 붙었어요. 어린이대공원 소극장에서 어린이 안전을 주제로 홍보 공연을 시작했죠. 그렇게 나선 게 벌써 5년, 총 152회나 공연을 했고 3500명이 넘는 아이들이 구경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