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극우파들 反한류 시위

일본 도쿄에서 한류(韓流) 드라마 방영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7일 오후 일본 도쿄의 민영방송 후지TV 건물 주변에 500여명이 모여 "한류는 이제 그만"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反)한류 시위를 벌였다. 후지TV가 평소 한국 드라마를 지나치게 많이 방송하는 데 불만을 가진 일부 네티즌들이 인터넷 게시판과 트위터 등을 통해 집회 참가자를 모았다.

시위 참가자는 일장기를 들고 후지TV 건물 주변을 행진했으며 일본 국가 '기미가요'를 부르기도 했다. "덴노오 반자이(천황 만세)" 등의 구호도 터져 나온 것으로 미루어 극우파들이 시위를 주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은 "후지TV가 일본 방송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한국 드라마를 많이 방송한다"면서 방송면허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21일에도 시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배우 다카오카 소스케(高岡蒼甫·29)가 지난달 23일 트위터에 "채널8(후지TV)은 이제 정말 보지 않겠다. 한국 TV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후지TV가 한류 드라마를 지나치게 많이 방송한다"고 비판하면서 인터넷에서 한류 찬반 논쟁이 불붙었다.

다카오카가 한류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소속사에서 해고된 것으로 알려지자, 일본 우익을 중심으로 한류 반대운동이 확산됐다. 일부 네티즌은 후지 TV에 광고를 싣는 기업체 제품 불매 운동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뇌과학자인 모기 겐이치로(茂木健一郞)씨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한류에 편중됐다고 지상파 TV를 비판하는 것은 유치하다. 글로벌 시대에서 유치한 자국 문화주의는 일본을 더욱 약체화시킬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극우파 등 일부가 반한류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후지TV뿐 아니라 공영방송 NHK 등도 한류 드라마를 방송하고 있으며, 각 방송국은 소녀시대·카라 등 걸그룹 모시기 경쟁을 벌이는 등 한류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