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덴버그·워홀… 미술 교과서 몇 페이지에서 봤더라

"○○○○는 평범한 물건들로 거대하거나 부드러운 조각품을 만든 작가로 유명해요."(초등학교 5~6학년 미술 교과서, 천재교육)

"○○○○는 일상적인 소재를 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팝아트 작가라 할 수 있다. 또한 '부드러운 조각'과 '거대한 조각'과 같이 사물을 보는 새로운 방식을 일깨우며 다양한 상상 표현을 제시하는 조각가이기도 하다."(고등학교 미술감상 교과서, 미진사)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서 공통으로 다룬 이 작가는 미국 현대미술가 클래스 올덴버그(Oldenburg ·1929~)다. 서울 청계천에 설치된 공공조형물 '스프링(Spring)'의 작가인 올덴버그는 초·중·고 7차 교육 과정 및 7차 개정 교과서(초등 5~6학년 6종, 중등 9종, 고등 5종, 고등 선택 9종)를 통틀어 총 23회 작품이 등장하는 '교과서용 인기작가'다.

조선일보와 국립현대미술관이 9월 25일까지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개최하는 미국 뉴욕 휘트니미술관 소장품전 '이것이 미국 미술이다'에서는 올덴버그의 작품 4점과 올덴버그가 아내 코샤 반 브뤼겐(van Bruggen ·1942~2009)과 함께 제작한 작품 3점을 만날 수 있다. 교과서의 설명대로 올덴버그는 햄버거·빨래집게 등 주변의 일상적인 사물을 낯설게 보게 한다. 어마어마하게 확대하거나 단단한 것은 부드럽게 표현하고 말랑한 것은 딱딱하게 만드는 식이다. '이것이 미국 미술이다'에는 솜으로 채운 비닐로 커다란 달걀 거품기 형태를 만든 '부드러운 믹서'(1965), 천으로 5m 높이의 거대한 톱을 만든 '거대한 톱-부드러운 해석'(1966), 거대한 우레탄 재떨이에 담배꽁초를 수북하게 쌓은 '거대한 담배꽁초'(1967) 등이 소개됐다. 서울 영서초등학교 국현숙 교사는 "올덴버그는 옷핀이나 아이스크림 등 일상의 소재로 작업을 해서 '모든 것이 작품이 된다'는 현대미술 개념을 설명하기에 좋은 작가"라고 말했다.

앤디 워홀(Warhol·1928~1987)과 로이 리히텐슈타인(Lichtenstein, 1923~1997)도 교과서가 사랑하는 작가. 워홀 작품은 총 18회, 리히텐슈타인 작품은 15회 나온다. 미래엔컬처그룹에서 출간된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서는 팝아트 개념을 설명하면서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마릴린 먼로의 얼굴을 표현한 워홀의 '마릴린'(1967)을 예로 들었다. 지학사에서 나온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서는 판화 기법을 설명하면서 리히텐슈타인의 실크 스크린 작품 '주전자와 꽃이 있는 정물'(1974)을 제시한다.

'이것이 미국 미술이다'에는 워홀의 '캠벨수프'(1968) 연작과 '녹색 코카콜라병'(1962) 등과 리히텐슈타인의 유화 '크리스탈 그릇이 있는 정물'(1973), 입체작품 '금붕어 어항'(1977)이 나왔다.

▶'이것이 미국미술이다', 9월 25일까지 서울 덕수궁미술관, (02)755-2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