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균이 울었다." 최근 영화계에 도는 소문이다. 윤 감독은 영화 '해운대'로 1100만 관객을 모았고 최근엔 3D 블록버스터 '7광구'를 제작한 스타 감독이다.
소문 내용은 이렇다. 윤 감독은 지난 2일 오후 6시쯤 7광구의 주연배우 안성기씨, 투자·배급사 CJ E&M 영화사업부 관계자 등과 함께 서울 상암동 영상물등급위원회를 찾았다. 개봉 예정일(4일)을 이틀 앞두고서였다. 윤 감독 일행은 "개봉에 맞춰 등급 분류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영등위 측은 "심의 날짜가 사실상 3일 하루밖에 없는데 이미 다른 영화 심의가 잡혀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 보통 영화 등급 분류 신청은 개봉을 한 달쯤 앞두고 하는 게 관행이다.
7광구팀의 거듭된 간청에도 영등위가 확답을 주지 않자 "윤 감독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가에 눈물이 어렸다"(한 영화계 인사)는 것이다. 현장에 있었던 한 영등위 관계자는 "스타 감독의 눈물을 보고 당황했다"면서 "윤 감독이 뭔가 쌓인 게 많은 듯했다"고 전했다.
사실 7광구팀은 지난달 중순 이미 영등위에서 관람 등급을 한 차례 받았다. 그러나 그후 언론 시사회에서 혹평이 쏟아지자 CJ E&M 고위층이 영화를 대대적으로 수정하도록 '지시'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윤 감독 등 실무 제작팀은 부랴부랴 영화 재편집 작업에 들어가 전체 분량에서 10분 정도를 들어내고 음향과 색 보정 등의 기술 후반 작업도 했다. 그렇게 만든 '7광구 디렉터스 컷'으로 영등위에 '속성 등급 부여' SOS를 청했다가 거절당할 위기에 놓이자 윤 감독이 속이 너무 타서 눈물 바람까지 하게 된 게 아니냐는 추측들이다.
결과적으로 윤 감독의 '눈물'은 통했다. 7광구는 원래 심의가 예정돼 있던 다른 영화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 4일 오전 가까스로 등급 분류를 받아 그날 오후 6시 개봉했다. CJ E&M 영화사업부문은 오전 상영예매분을 환불 해주고 보상을 약속했다. 개봉 5일 만에 관객 150만명을 돌파한 것이 윤 감독에겐 그나마 위안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