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었나… 이럴 때 주식 사야하나" 한편에선 싱숭생숭

"제가 주식을 한다면 지금은 사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코스피지수가 6일째 폭락한 9일, 김황식 국무총리가 증시 바닥론을 주장하며 공포에 빠진 시장 진정시키기에 나섰다. 김 총리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내국인 매도가 많은 것은 심리적 불안 때문인 것 같은데, 우리 경제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하다. 그게 어디로 가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리는 또 국내 외환보유고가 여유가 있고 무역수지도 흑자인 점을 강조하며 "객관적 수치 면에서 걱정할 일은 아니다", "우리 국민이 민감하게 생각하실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장중 주가가 전날 대비 9.88% 하락한 1684.68까지 폭락했다가 1800선까지 회복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증시바닥론이 고개를 들었다. 폭락 전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은 하루종일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지옥을 경험했지만,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이제 바닥을 찍은 것인가. 지금이라도 주식을 사야 하나?" 하는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김 총리의 발언은 3년 전 이명박 대통령을 떠올리게 했다. 이 대통령은 2008년 말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지수가 1100대로 떨어졌을 때 "지금 주식 사면 1년 내에 부자 된다"며 직접 펀드에 가입, 고수익을 올렸다.

증권업계에서도 증시바닥론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지만, 아직 섣부른 판단은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멀리 내다보고 시장을 보면 기회는 또 올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단기적으로 지금은 공포 장세로 일단 '열중쉬어' 자세로 벤 버냉키(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가 내놓을 메시지를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오늘 장중 하락폭이 좁혀진 것은 '미국이 뭐라도 내놓겠지'하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다"며 "시장에서 근본적인 두려움이 가시지 않은 상황인 만큼, 미국과 유럽이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