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이어 간까지 내놓은 식당 아주머니

7년 전 생면부지 남에게 신장을 기증했던 50대 여성이 이번에는 어린이에게 간을 떼어주는 생명 나눔을 이어간다. 전남 해남에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명숙(51)씨다.

최씨는 광주 무등육아원에서 생활하는 일곱 살 정기남군을 살리기 위해 오는 13일 광주 조선대병원에서 간의 일부를 떼어주는 수술을 받는다. 정군은 생후 1개월도 안 돼 선천성 담도폐쇄증으로 수술받았고, 현재도 심각한 간경화와 비장 비대증, 그리고 정맥류로 간 이식 수술이 시급하다.

"당연히 아프겠죠. 하지만 제가 아픈 만큼 기남이가 행복해지지 않겠어요."

수술받으면, 회복까지 적어도 몇 달은 식당 일을 할 수 없어 생계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욕심, 계산, 그런 것 생각하면 행복한 일을 할 수 없어요. 수술과 회복 기간을 '행복한 휴가'라고 생각할 겁니다." 최씨는 "이런 때를 위해 그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온 것 아니겠냐"고 했다.

최씨는 2003년 장기기증을 서약했고, 이듬해 얼굴도 모르는 서울 여성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시신을 의학연구에 활용하도록 사후기증도 서약해뒀다.

그는 장애인을 위한 빨래·배식 봉사에도 나선다. 일주일에 서너 차례 마을회관 등을 찾아다니며 노래로 노인들에게 즐거움을 전하는 데도 열심이다. "혼자서 4녀1남 키우기가 참 힘들었어요. 하지만 절망에 빠졌을 때마다 누군가의 따뜻한 도움이 있었고, 그래서 새 힘을 얻었죠. 이젠 내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눠줄 차례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