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처럼 치고 싶나요? 그럼, 몸부터 만드세요

골프는 길을 잃기 쉬운 스포츠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스윙을 뽐내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벙커와 워터 해저드를 전전하는 최악의 슬럼프에 빠질 것이라고 상상한 이가 얼마나 있었을까. 그래서 세계 정상급 골퍼들도 늘 스윙을 배우고, 몸을 만들고,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고르는 데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미국의 의학박사 그렉 로즈(41)와 유명 골프 교습가인 데이브 필립스(44)가 2003년 미국 샌디에이고에 설립한 TPI(Titleist Performance Institute)는 길을 잃고 싶지 않은 골퍼들에게 '꿈의 동산' 같은 곳이다.

올해 US오픈에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여자 골프를 석권하고 있는 청야니(대만), 애덤 스콧(호주)을 비롯한 많은 정상급 골퍼들이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몸과 스윙을 점검하는 고객들이다.

로즈 박사와 필립스는 지난 주말 경기도 분당에서 열린 TPI 세미나를 위해 방한했다. 이들이 세미나 내내 강조한 것은 '몸과 스윙과 클럽의 삼위일체'였다. 그중에서도 몸이 골퍼의 '최종 병기'라고 강조했다.

완벽해 보이는 스윙 자세와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클럽을 들고 다녀도 먼저 몸을 만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설명이다. 로즈 박사는 "우즈나 매킬로이의 스윙을 따라 하고 싶은 아마추어 골퍼가 있다면 먼저 우즈나 매킬로이 같은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 평범한 체격의 매킬로이(178cm·73kg)가 310야드에 이르는 장타를 치고, 청야니가 남자 못지않은 파워를 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로즈 박사는 "매킬로이의 골반 회전 속도는 PGA투어 선수 평균의 1.5배나 된다"며 "2년 전부터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 부상을 예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5년 전 청야니가 처음 TPI를 찾았을 땐 몸의 균형이 가장 많이 깨져 있는 선수였다고 한다. 로즈 박사는 "청야니는 트레이닝을 시작한 지 18개월 만에 진짜 운동선수 같은 몸을 갖게 됐다"며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고 겁이 없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우즈의 부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미국 골프 채널에서 해설도 하고 있는 필립스는 "전성기 시절의 퍼팅 감각을 찾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퍼팅에서 자신감을 잃으면 게임 전체가 무너지는 게 골프"라고 말했다.

한국 주말 골퍼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필립스는 "딱딱한 매트 위에서 오랫동안 공을 치면 오히려 몸을 망가뜨리기 쉽다"며 "골프 스트레칭에 하루 20분씩 투자하고, 퍼팅 연습을 많이 하는 게 스코어를 줄이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로즈 박사는 "무리한 거리 욕심을 내지 말고 자기 몸에 가장 효율적인 스윙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라"고 했다.